조백현

대한제국 한성부에서 토양학자이자 농화학자인 조백현이 태어났습니다. 본관은 평양 조씨이며, 아호는 화농입니다. 대한제국 육군 참장을 지낸 무관 조성근의 아들이자 사학자 이병도의 자형입니다.

일본 규슈 제국대학교 농예화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같은 해 수원농림전문학교(수원고등농림학교)에 최초의 한국인 강사인 조교수로 부임하여 근대 교육자로의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콩나물과 산나물 등을 연구한 논문 ‘두아제조 중 일어나는 제 성분의 변화에 관하여’(수원고등농림학교 창립 25주년 기념 논문집)와 ‘한국산야생식용식물의 식품적 가치에 대하여’(동상논문집)를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들은 한국인이 발표한 농학 분야 최초의 학술논문으로 평가받으며 한국 근대 농학연구의 효시가 되었습니다.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의 교수이자 초대 학장으로 취임하여 우리나라 농학 교육의 체계를 수립하고 정상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한국 대학 기반 설계를 위해 미국 정부와 함께 '미네소타 대학 계획'을 수립하고 해외연수 파견 제도를 설립했습니다.

한국 농학회 창설과 함께 초대 회장을 맡았으며, 1967년에는 한국토양비료학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여러 농학 학술회 활동을 수행하며 한국 농학회의 근대화를 위해 힘썼습니다.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로 추대되었으며, 1973년까지 한국원자력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특히 원자력 동위원소를 이용해 벼농사의 합리적인 방법을 연구하여 쌀 생산성을 향상시켰는데, 이는 한국 최초의 국제협력공동연구이자 합리적 시비체계 수립에 관한 연구로도 세계 최초로 손꼽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같은 해 원자력청 산하에 방사선농학연구소를 창설하여 농업 및 농산업 분야의 기초를 완성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서울특별시에서 93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동갑내기 농학자 윤상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와 개신교 침례회 교우로 지내다 같은 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