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지 (간호학자)

1942년, 일제강점기 조선 전라남도 여수시에서 태어나 대한민국의 간호학자로 성장할 김수지의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1978년 5월, 김수지 박사는 미국 보스턴 대학교에서 Doctor of Nursing Science(DNSc) 학위를 취득하며 대한민국 간호학 박사 1호가 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같은 해 귀국 후 연세대학교 간호대학에 국내 최초로 간호학 박사과정을 설립하여 한국 간호 교육의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80년대 초반, 남편 김인수 고려대 교수와 함께 우리 한국문화에 맞는 가정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개발하고 한국가정사역원을 설립했으며, 총 5만여 쌍의 부부를 교육하고 아버지학교, 자녀 교육 세미나, 고부워크숍 등을 실시했습니다. 또한 세계적 간호 이론인 '사람 돌봄 이론(Interpersonal Caring Theory, ICT)'을 개발하고, 10가지의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만성정신질환자의 회복 및 사회적응을 위한 간호재활프로그램을 개발하며 간호학의 지평을 넓혔습니다.

1984년 이화여자대학교 간호과학대학 간호과학과 교수로 임용되어 간호학 분야의 교육 및 연구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갔습니다. 같은 해, 간호학계의 국제 멤버십 단체인 시그마 테타 타우(Sigma Theta Tau International)의 회원으로서 한국간호학회와 공동으로 한국에서 처음 개최되는 국제 학술대회를 성사시키며 국내 간호학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습니다.

1990년에는 국내 최초로 정신보건간호사 훈련과정을 개설하여 정신건강 분야의 전문 간호사 양성에 선구적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같은 해,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대학 석학교수 사례금 전액을 종잣돈으로, 해외 대학원 과정에 있는 한국인 간호학생들에게 'Susie Kim Fellowship' 장학금을 매년 수여하기 시작했습니다. 1995년 한국간호학회장을 역임하면서 학회 창립 25주년 특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2400여 쪽에 달하는 방대한 '간호학대사전'을 편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여, 간호학 연구와 교육의 중요한 기초 자료를 마련했습니다.

2001년 국제간호대상(International Achievement Award)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으로 그녀의 간호학적 업적과 공헌을 인정받았습니다. 이와 함께 평안하고 존엄성 있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보살피는 호스피스 케어를 국내에 처음 소개하고,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교육과 조직을 체계화했습니다.

2011년 1월 2일부터 4년간 아프리카 말라위 수도인 릴롱궤에 위치한 대양간호대학에 보수 없이 교장직을 맡아 봉사했습니다. 또한 말라위 은코마 지역 인근 7개 마을에 거주하는 300여 명의 장애인들에게 정규적인 건강 관리 및 식량 구호 등의 봉사활동을 펼치며 국경을 넘는 인류애를 실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