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다윈은 영국 슈루즈베리에서 의사 로버트 워링 다윈과 수잔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할아버지 이래즈머스 다윈은 노예 제도에 반대하는 진보 지식인이었으며, 외할아버지는 영국 도자기 산업의 창시자 조시아 웨지우드였다. 부모님과 여러 번의 겹결혼으로 친밀한 인척 관계에 있던 두 가문 덕분에 다윈은 안정된 환경에서 성장했다. 8세에 어머니를 여의었으나, 누이들과 아버지 로버트의 자유로운 가풍 속에서 어린 시절부터 식물, 조개, 광물 수집 등 박물학적 취미를 즐겼다. 형 에라스머스와 화학 실험에 몰두하기도 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를 1831년에 최고 성적으로 졸업했다. 졸업 후 열대 지방에서 박물학을 배우기 위해 여행을 계획했으나, 은사 존 스티븐스 헨슬로의 간곡한 설득으로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1831년 12월 27일 로버트 피츠로이 선장이 이끄는 탐험선 비글호에 민간인 신분으로 탑승하게 된다. 약 5년 동안 남아메리카와 남태평양의 여러 섬을 돌아다니며 지질과 동식물에 대한 세밀한 관찰을 수행했다. 그는 지질학, 딱정벌레 수집, 해양 무척추동물에 전문성을 가지게 되었으며, 수많은 견본을 수집하고 꼼꼼히 기록했다. 이 항해는 훗날 그의 생애는 물론 생물학계에도 족적을 남기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1836년 10월 2일 비글호가 콘월주 팰머스에 도착했을 때, 다윈은 이미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다. 스승 존 스티븐스 헨슬로우가 1835년 다윈의 편지를 모아 "다윈의 지리학 편지"라는 팜플렛을 만들어 배포했기 때문이었다. 귀국 후 다윈은 고향집을 방문한 뒤 캠브릿지로 가 헨슬로 교수와 함께 수많은 표본을 분류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다윈의 항해 기록도 정리하여 1839년에 "비글 호 항해기"로 출판했다. 다윈은 런던을 오가며 동물학자 리처드 오웬 등 전문가들에게 화석 뼈 표본 분석을 의뢰하는 등 활발하게 연구 활동을 시작했다.

조류학자 존 굴드는 다윈을 만나 갈라파고스 제도의 흉내지빠귀가 변종이 아니라 분리된 종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다윈은 굴뚝새라고 생각했던 새들 역시 핀치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섬마다 핀치새를 구별하여 분류표를 붙이지 않았던 다윈은 로버트 피츠로이를 비롯한 비글호 탑승자들의 노트를 참고하여 섬마다 종을 분리했다. 이처럼 멸종했거나 살아 있는 종의 지리적 분포를 설명하기 위해 1837년 3월 중순경 "적색 노트"에 "한 종이 다른 종으로 변하는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며 종의 진화에 대한 최초의 착상을 기록했다.

1842년 생물계에 관한 최초의 연구서 <산호초의 분포와 구조>를 발표했다. 같은 해 6월, 다윈은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 이론에 대한 35쪽짜리 초고를 연필로 작성하며 그의 기념비적인 이론의 초석을 다졌다. 이 초고에는 종의 발생에 관한 다윈의 깊은 사상이 담겨 있었으며, 이후 <화산도의 지질학적 관찰>(1844)과 <남미의 지질학적 관찰>(1846)을 출판하며 비글호 탐험에서 얻은 방대한 지질학적 자료들을 정리하고 발표했다.

1856년부터 진화론을 쓰기 시작했으나, 완성되기 전에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로부터 자기 학설과 똑같은 취지의 논문이 온 것을 보고 놀랐다. 이에 친구인 후커와 라이엘의 배려로 1858년 린네 학회 총회에서 월리스의 논문과 함께 자신의 학설을 발표했다. 이듬해인 1859년, 찰스 다윈은 생물 진화의 사실과 '자연선택' 개념을 수립한 기념비적인 저서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을 발표했다. 이 책은 생물의 모든 종이 공통 조상으로부터 이어졌고, 생존경쟁을 거쳐 자연 선택에 의해 진화한다는 혁명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만큼이나 세상을 놀라게 했으며, 당시 지배적이던 창조설에 도전하며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었다.

<종의 기원> 발표 후, 찰스 다윈의 "인간은 원숭이로부터 진화되었다"는 발언(다윈은 원숭이가 조상이라고 직접적으로 말한 적은 없지만, 당시 대중은 그렇게 해석)은 당시 유럽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기독교 창조설과의 격렬한 논쟁을 촉발했다. 1860년 영국 옥스퍼드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인간의 조상이 원숭이냐 아니냐를 놓고 영국 사회 각계 인사들이 모여 논쟁을 벌였다. 이 토론회에는 찰스 라이엘, 앨프리드 월리스, 토머스 헉슬리 등 다윈 지지 측 인사들과 영국 성공회 주교인 윌버포스가 참여했다. 윌버포스가 진화론 지지 진영에게 "그대의 할아버지 쪽 선조가 원숭이냐, 할머니 쪽 선조가 원숭이냐"는 질문을 던지자, 헉슬리는 "부도덕한 인간을 할아버지라 하느니 정직한 원숭이를 할아버지라 하겠다"고 응수하며 논쟁은 종결되었다. 이 사건은 진화론 논쟁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기록되었다.

1882년 4월 19일, 찰스 다윈은 7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임종 전 수 일간 "나는 죽음 앞에서 일말의 두려움도 갖고 있지 않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망 전 친구의 방문을 받아 히브리 성서의 창조설을 진리로 인정하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회복했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이는 거짓으로 판명되었다. 그의 유해는 잉글랜드 성공회 성당인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안장되어, 인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위대한 과학자로서 영원히 기억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