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밀라가 국민 불륜녀에서 왕비가 된 방법

지난번에 왕실에 신입으로 들어갔다가 다 엎어버리고 나간 다이애나 썰 풀었잖음?
못 봤으면 여기서 보고 와.
오늘은 그 이야기의 만악의 근원, 최종 보스, 어쨌든 악역이었던 카밀라 시점에서 이야기를 해볼까 함.
때는 1970년대 초반, 찰스가 아직 총각이던 시절.
한 파티에서 만난 카밀라한테 홀딱 빠져버림.
유머러스하고 말 잘 통하고, 같이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몰랐거든.
찰스 입장에선 ㄹㅇ 운명의 짝이었던 거지.
근데 왕실 인사과에서 "님 탈락" 때려버림.
왜냐고?
첫째, 당시 왕세자비 제1조건이 '과거 깨끗한 처녀'였는데, 카밀라는 연애 경험 많은 인싸였거든.
광탈 1순위였던 거임.
둘째, 왕실에선 고분고분 말 잘 듣는 '예스걸'을 원했는데, 카밀라는 완전 자기주도적인 '알파걸'이었음.
통제 불가능 딱지 붙은 거지.
TMI) 심지어 카밀라 외증조할머니가 찰스 고조할아버지(에드워드 7세)의 애인이었음.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냐고 ㄷㄷ
암튼 '왕비 부적격' 판정받은 카밀라는 딴 남자(앤드루 파커 볼스)랑 결혼함.
찰스는 울며 겨자 먹기로 신붓감 찾다가 다이애나랑 결혼하게 된 거.
근데 여기서 끝났으면 막장 드라마가 아니지 ㅋㅋㅋ
카밀라 남편은 알고 보니 찰스 여동생(앤 공주)이랑 썸 탔던 사이.
찰스는 다이애나랑 결혼해놓고 카밀라랑 계속 만남
아주 그냥 개판 5분 전이었음.
그냥 아련한 첫사랑?
ㄴㄴ 절대 아니었음.

그걸 증명하는 레전드 사건이 1993년에 터지는데.
이름하여 '탬폰 게이트'.
찰스랑 카밀라가 밤에 몰래 통화한 내용이 도청돼서 언론에 싹 다 까발려진 거임.
와, 내용은 진짜 상상 그 이상임.
너무 역대급이라 여기서 다 말하기도 좀 그럼 ㅋㅋㅋ
자세한 내용 궁금하면 타임 위키 연혁ㄱㄱ.
어쨌든 이 사건으로 영국 전체가 발칵 뒤집어짐.
카밀라는 '왕세자를 홀린 마녀', '가정 파괴범', '국민 불륜녀'로 제대로 낙인찍힘.
특히 1997년에 다이애나가 사고로 죽었을 땐, 온 국민의 분노가 카밀라한테로 향했음.
ㄹㅇ 길 가다 돌 맞아도 할 말 없는 수준이었지.
자, 여기서 보통 사람이었으면 멘탈 터져서 GG쳤겠지?
근데 카밀라는 달랐음.
그냥 숨죽이고 버틴 게 아님.
이때부터 찰스와 왕실 PR팀이 가동한 수십 년짜리 이미지 세탁 프로젝트, 코드명 '리츠 작전'이 시작됨.
[1단계: 간보기 (1999년)]
다이애나 죽고 2년 뒤, 런던 리츠 호텔 파티에 찰스랑 카밀라가 커플로 등장함.
수백 명의 기자들 앞에서 "ㅋ 우리 이제 안 숨음. 찍을 테면 찍어봐" 하고 선전포고한 거.
[2단계: 최종보스의 허락 (2000년)]
엘리자베스 여왕이 한 파티에 갔는데, 그 자리에 카밀라가 있었음.
이게 왜 중요하냐?
여왕이 "난 저 여자 있는 곳엔 안 감" 하다가 처음으로 한 공간에 있어준 거임.
'그래... 니들 사귀는 거... 일단 지켜는 본다' 하는 무언의 허락이었던 거지.
[3단계: 결혼, 근데 '꼼수' 결혼 (2005년)]
드디어 결혼!
근데 왕세자가 이혼녀랑 재혼하는 거에 대한 반발이 심하잖아?
그래서 정식 교회 결혼이 아니라 시청에서 '저희 그냥 조용히 살게요' 하는 식으로 시민 결혼을 해버림.
이때 여왕은 결혼식은 불참하고, 뒷풀이 파티에만 잠깐 얼굴 비추는 만렙 줄타기를 보여줌.

결혼 후에도 카밀라는 '저 왕비 안 할게요. 그냥 남편만 돕는 '왕세자비' 할게요' 하고 자세를 한껏 낮춤.
그리고 17년 동안 진짜 그림자처럼 행동함.
다이애나랑은 180도 다른 방식,
절대 안 튀고 묵묵히 찰스 서포트만 하면서 헌신적인 파트너 이미지 빌드업을 시작한 거임.
그리고 마침내 2022년.
엘리자베스 여왕이 죽기 직전, 역사적인 발표를 함.
"찰스가 왕 되면, 카밀라가 왕비로 불렸으면 좋겠다."
ㄹㅇ 30년 넘게 진행된 이 드라마의 마지막 화를 여왕이 직접 써준 거임.
한 편의 정치 드라마 잘 봤지?
근데 카밀라의 첫 남편 앤드루는 이 모든 불륜을 알면서도 왜 입을 닫고 있었을까?
진짜 대인배였을까, 아니면 다른 속셈이?
정답은 타임위키 연혁에 나와 있음.
카밀라 파커 보울스 연혁 바로가기
근데 영국 왕실은 파면 팔수록 막장 아니냐? ㅋㅋㅋ
찰스 여동생 앤 공주 얘기도 만만치 않거든?
다음엔 누굴 털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