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똥 피하려고 신은 건 하이힐이 아니었음

두결 +



다들 "하이힐은 중세 유럽 길거리 똥오물 피하려고 만든 거다"라는 썰 들어봤지?
유명한 교수님들도 TV 나와서 그렇게 말하니까 우린 다 그런 줄 알았잖아.
근데 그거 사실 아냐. ㅋㅋㅋ

오늘은 하이힐에게 억울하게 공을 뺏긴 진짜 오물 회피용 신발 패튼에 대해 제대로 풀어줄게.


당시 유럽 길바닥은 진짜 답이 없었어.
진흙, 쓰레기는 기본이고 동물 똥에 사람 똥까지 뒤섞인 똥물 라떼가 흐르는 수준이었지.

근데 당시 귀족들 신발은 비단이나 얇은 가죽으로 만든 종이짝 같았단 말이야.
방수? 당연히 안 되지.

그거 신고 똥물 한번 밟으면?
으악. 비싼 신발 1초 만에 녹아내리는 거야.
"아... 내 신발... ㅠㅠ" 하고 울기 딱 좋았지.



그래서 탄생한 게 바로 패튼이야.
이건 신발이 아니라 신발 위에 덧신처럼 신는 개인용 방어 장비였어.

나무나 철로 굽을 높게 만들어서 내 소중한 신발을 똥물로부터 물리적으로 격리시킨 거지.
높이가 10cm 넘는 것도 있었는데 이름 유래도 재밌어.

고대 프랑스어로 발굽(Patte)이라는 뜻이래.
말 그대로 사람 발에 짐승 발굽을 달아준 셈이야.



이게 처음엔 아무나 못 신었어.
유명한 그림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구석에 벗어놓은 나막신 같은 거 있지?
그게 바로 패튼이야.
"나 이렇게 비싼 신발 신고 관리도 하는 교양 있는 사람이다"라고 티 내는 과시템이기도 했대.


1630년대쯤 되니까 기술이 발전해서 무거운 통나무 대신 가볍고 튼튼한 철제 링을 굽으로 박기 시작했어.

근데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거든?
바로 소리였어.




돌길 위에서 수백 명이 철링 박은 신발 신고 걷는다고 상상해 봐.
짤랑~ 짤그락~ 챙그랑~
소설가 제인 오스틴이 "패튼 소리 지겹다"고 깔 정도였고 교회에서는 시끄럽다고 제발 신고 들어오지 말라고 금지까지 시켰대.


그렇게 600년을 버틴 존버템 패튼도 결국 망했어.
19세기에 도로가 포장되면서 길거리가 깨끗해졌고 결정적으로 고무신(갤로시)이 나왔거든.

조용하고 방수 완벽하고 걷기도 편한 고무신이 나왔는데 굳이 시끄럽고 불편한 패튼을 신을 이유가 없잖아?
그렇게 패튼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

우리가 하이힐의 기능이라고 알던 건 사실 다 이 패튼의 역사였던 거야.
진짜 하이힐은 원래 남자들이 말 탈 때 신던 전투화였어.
이 내용은 여기서 봐!



#번외: 굽 높이가 50cm인 괴물 신발

이 패튼이 진화해서 쇼핀이라는 끝판왕 신발도 나왔었어.
베니스 귀족들이 신던 건데 굽 높이가 무려 50cm(!!!)가 넘었대.
이걸 신으면 혼자서는 절대 못 걷고 양옆에서 하녀 2명이 부축해줘야 다닐 수 있었어.

왜 그랬냐고?
"난 내 발로 걸을 필요도 없는 높은 클라스다"라는 걸 과시하려고 그랬다나 뭐라나.
인간의 허세란 참... ㅋㅋㅋ

패튼과 쇼핀의 더 기막힌 역사가 궁금하면 아래 연혁에서 확인해 봐! 👇

[패튼 연혁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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