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 찍먹 4-2편] 슈뢰딩거 고양이 드디어 등판!!
[양자역학 찍먹 4-2편] "슈뢰딩거 고양이" 드디어 등판!!
[▶ 1편 : 그래서 '양자'가 뭔데? - 플랑크 편]
[▶ 3편 : 문과출신의 미친 대학원생! - 드브로이 편]
[▶ 4-1편 : 불륜이 과학에 남긴 순기능! - 슈뢰딩거 편]
[▶ 4-2편 : 슈뢰딩거 고양이 드디어 등판 - 슈뢰딩거 편]
안녕하세요! 양자역학 찍먹 4-2편입니다.
지난 시간, 우리는
입자인 줄만 알았던 전자가
파동만 가능한 물결무늬를 실험에서 보여주는 희한한 행동에 대해
과학자들이 두 세력으로 나뉘어 격렬하게 싸우게 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1번 세력 기성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드브로이, 슈뢰딩거 등)
전자는 물결무늬를 만드니깐 파동이다!!
2번 세력, 신진 코펜하겐 학파 (닐스보어, 막스보른, 하이젠베르크 등)
전자는 알갱이로만 발견되니깐 알갱이(양자)다!!
그러다 코펜하겐 학파(2번 세력)가 정말 신기한 것을 발견했지요?
전자가 어떻게 물결무늬를 만드는지 확인해보려고 카메라를 들이대면
전자가 귀신같이 눈치채고
물결무늬 자체를 더 이상 만들어주지 않고 싹 감춰버린 사건 말입니다.
다시 카메라를 치우면 다시 물결무늬가 나오구요...
이래서 코펜하겐 학파는 '전자가 입자다'라는 주장을 완성할 수 있을까요?
전자가 파동이냐!! 아니면 입자냐!!
과학자들은 끝장을 보기 위해
온갖 더 다양한 실험들이 고안하였습니다.
그 중 결정적인 승부처가 있었으니 바로 '이중슬릿' 실험입니다.
따라가보지요. 오늘, 양자역학의 핵심 핵심 핵심 개념인 <중첩>이 공개됩니다.
그리고 그 <중첩>의 비상식성에 대해 '슈뢰딩거의 고양이'가 등판하게 됩니다.

▲ 전설의 제 5차 솔베이 회의 사진(참석자 29명 중 17명이 노벨상 수상자)
아인슈타인, 퀴리부인, 슈뢰딩거, 보어, 하이젠베르크, 플랑크, 드브로이, 파울리, 보른, 폴디랙 등
많은 과학자들이 솔베이에 모여 전자가 입자인지 파동인지에 대해 격렬히 토론하였다.
#1. 구멍이 두개지요!!
4-1편에서 구멍을 뚫고 전자를 쏘면 흩어져서 물결 무늬가 나온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이번에는 구멍을 2개 뚫어보았습니다.
슬릿(길쭉한 구멍)을 하나 더 뚫은, 구멍 2개짜리 실험이 바로 2중 슬릿 실험입니다.
구멍 2개짜리 실험에서 전자는 아주 규칙적인 무늬를 만들어내는데요,
사실 과학자들은 이미 이런 종류의 물결무늬 이름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바로 빛으로 만든 '간섭무늬'라 불리는 물결무늬죠.

▲ (왼쪽) 전자가 만드는 간섭무늬가 (오른쪽) 빛이 만드는 간섭무늬와 같은 동일한 패턴임을 확인.
간섭무늬란
동일한 파동 "두 개(중요)"가 서로 엉키고 간섭하면서
위치에 따라 더 강해지기도 하고 더 약해지기도 하고 정확히 0인 지점도 있는
결과적으로 여러 줄의 띠 모양으로 나타나는 조화로운 무늬입니다.
그런데요,
전자를 가지고도 이렇게 조화로운 간섭무늬를 만들 수 있다면,
전자가 당연히 빛이나 파동처럼 두 슬릿(구멍)을 동시에 통과해야겠지요?
그러면, 전자를 소리같은 '파동'이라고 설명하면 참 편할텐데,
그러기에는 이 간섭무늬가 진짜 연속적인 파동무늬는 또 아닌,
불연속적인 점으로 이루어진 '유사 간섭무늬' 였습니다.
수채화 처럼 연속적으로 그라데이션 되어있어야 할 무늬가 '점묘화'처럼 나와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전자 하나하나는 명백히 점으로 찍히는 '알갱이'라는 것입니다.
▲ (왼쪽)전자가 파동일 때 기대되는 결과 vs (오른쪽)실제 결과
그렇다고 전자를 또 모래알이나 당구공 같은 '입자'라고 하기에는
어떻게 단단한 입자가 퍼져서 두 구멍을 동시에 통과할 수 있겠어요?
입자라면 당연히 직선으로 움직여 2개 구멍 중 1개의 구멍만 통과해서 2줄 무늬가 나와야 하는 것이지요.


▲ (왼쪽)전자가 입자일 때 기대되는 결과 vs (오른쪽) 실제 결과
이렇게 전자는 단순 '파동'으로도 설명이 안되고 단순 '입자'로도 설명이 안되고
'입자'인 채로 '두 슬릿을 동시에 통과'했다고 이야기해야만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전부터도 전자가 2개 이상의 구멍을 통과할 수 있다고
일관되게 주장을 해 왔던 과학자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닐스보어'입니다.
#2. 닐스 보어 : 이제는 우리가 <중첩> 받아들여야 할 시간!
'닐스보어'는 '수소'라는 아주 단순한 구조를 오래 연구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수소는 양성자 하나와 전자 하나 뿐인 아주 심플한 분자였는데요,
문제는 이 수소가 아무리 들여다봐도 기존 물리학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되었습니다.
전기적으로 각각 (+) 와 (-) 인 양성자와 전자가,
저렇게 서로 가까이 있는데도 서로 들러붙지 않는 거였습니다.
자석 두개를 가까이 붙일 수록 더 강력하게 끌어당기는 걸 아는 우리의 경험과 너무 안 맞지요.
닐스보어는 이 '수소'를 가지고 온갖 실험을 다 해보았습니다.
특히 전자가 있을 수 있는 '위치'에 대해 많은 고심을 했는데요,
수소 외곽에 있는 '전자'의 행동 패턴을 어느정도 읽어냅니다.
1. 전자란 명백히 '입자'이다.
2. 정해진 궤도 위 모든 곳에 동시에 존재하다가 (=모든 가능성이 <중첩>된 상태)
3. 그 궤도 영역 중 1군데 위치에서 특정되어 나타난다. (=<중첩>상태의 <붕괴>)

▲ 보어의 수소 <중첩>모델. 그림 속에는 전자는 단 1개를 도식화 한 것이다.
정확히 어느 한 곳에 존재하지 않고 구름처럼 가능한 모든 곳에 퍼져 존재할 가능성이 <중첩>된 상태로 존재한다.
사실 닐스보어도 '왜 그런지' 이유까지는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잘 모르겠지만, 살펴보니 그렇다!"는 쪽에 가까웠지요.
아무리 괴상한 데이터라도 실험결과는 실험결과이니
일단 현실로 받아들이고 해석을 찾아간다는 태도이지요.
중요한 것은 '입자'이면서 '여기저기 동시에 존재'한다는 <중첩> 개념을
과학계에 처음으로 도입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설명!
이제보니, 이중슬릿 실험에서의 전자를 설명해주는 유일한 솔루션이었던겁니다.
뿐만 아니라, 전자 이중슬릿 실험은
과거 닐스보어의 수소 이론을 더욱 강력히 뒷받침해주는 데이터이기도 했습니다!
보어의 이론을 이중슬릿에 적용하면 이렇게 됩니다.
1. 전자는 입자상태로 발사되고 벽에 박히는데 (입자성)
2. 두 슬릿을 동시에 통과했다가 (중첩)
3. 나타날 때는 벽 어디 한 군데서 나타난다 (붕괴)
처음부터 전자는 '어떤 특정한 방향'으로 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전자는 '그 모든 방향으로 동시에 진행하는 <중첩>상태'였던 것이지요.
다만 닐스보어는 그 <중첩>을 전혀 수학적으로 풀어내지는 못했는데
그 수식이 아주아주 정확하게 <슈뢰딩거의 파동방정식>이었던 겁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슈뢰딩거가 "전자는 파동이야!"라고 주장하려고 만든 그 아름다운 방정식을
반대파인 코펜하겐 학파인 막스 보른이 낚아채서 멋대로 해석하더니
"우와! 역시 우리 편, 닐스보어가 맞았네!!"라며 자기네들 입맛대로 써먹어 버린 겁니다.
결국 슈뢰딩거는 본의 아니게 적군(코펜하겐)에게 최고의 무기를 선물한 꼴이 되었고,
심지어 그 공로로 노벨상까지 받게 됩니다.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요...;;;
슈뢰딩거는 실제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저 젠장맞을 이론이 싫다. 내 이름이 저것과 엮인 것이 후회스럽다!"
#3. 슈뢰딩거의 고양이 등판!!
슈뢰딩거는 자신의 방정식이 상대편 이론을 증명했다는게 너무너무 분했습니다!
아니, 저딴 말이나 하는 것들이 나랑 같은 과학자라니... 하... 너무 열받네...
어디서부터 어떻게 뚜드려뿌셔야 속이 시원할까?
머리 속으로 온갖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다가
번뜩 가장 효과적인 '비꼼'이 떠올랐으니...
그게 바로 가상의 사고실험 '슈뢰딩거의 고양이' 입니다.
노벨상까지 받은 코펜하겐, 2번 학파의 이론이었지만
빈틈이 많은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1. 일단, 아주아주 작은 세상에서만 <중첩>이 일어남. 모래알 크기만 되어도 너무 커서 안됨.
2. 무엇보다 뉴턴 물리학, 아인슈타인 상대성이론 등 기존 물리학과 전혀 호환이 안됨.
특히 여기저기 존재하다가 어느 한 곳에 빰! 하고 나타난다는 설정놀음은
힘과 에너지의 전달, 연속적인 움직임을 설명하는 뉴턴, 아인슈타인 역학을 깡그리 부정합니다.
이에 대해 2번 세력, 닐스보어 및 코펜하겐 학파는
<중첩>이 가능한 수준의 작은 세상을 <미시세계>
<중첩>이 도저히 일어나지 않는 상대적으로 큰 세상을 <거시세계>라 이름 짓고
우리가 알던 모든 물리 법칙은 <거시세계>에서만 통하고
<미시세계>는 우리가 알던 물리법칙과 다르게 움직인다! 라며
동어 반복 비스무리한 말만 던져놓은 채
대충 퉁치고 넘어가버립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않나요?
도대체 '작다'는 개념의 경계지점은 대체 어디일까요?
그리고 '동시에 두 구멍을 통과하는 입자'라는 게 너무 모순적이지 않나요?
슈뢰딩거는 이 부분을 꼬집습니다. 피가 날 때 까지 말이지요.
- 좋아 니네 말대로 전자가 두 구멍을 동시에 통과한다고 치자.
- 두 구멍을 동시에 통과한 전자는 두 가지 다른 미래를 동시에 불러 일으켜야 하고
- 동시에 일어나는 두 가지 다른 일들의 파급효과를 점점 키우고 키우고 하다보면
- 어라? 고양이 한마리가 '살아있는 미래'와 '죽어있는 미래'가 동시에 중첩 된다는 말도 되네?
니네가 말하는 '작다'는 것의 기준이 '전자'와 '고양이' 사이 어디쯤 있는지 정확히 제시해볼래?
아무리 작더라도 두 구멍을 동시에 통과하는 <중첩>같은 게 가능하다고 우기는 건
딱 "살아있으면서 동시에 죽어있는 고양이"가 <중첩>된다는 수준의 말도 안되는 궤변이야!!

▲ 슈뢰딩거가 제안한 가상의 말도 안되는 고양이
닐스보어 및 코펜하겐 학파의 말이 맞다면, 세상에는 '죽어있으면서 동시에 살아있는' 고양이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명백히 '죽은 고양이' 와 '살아있는 고양이'가 있을 뿐이다.
이제, 2번 세력, 코펜하겐 학파에게는 새로운 과제가 생겼습니다.
1. '작다'는 게 객관적으로 무슨 의미인지, 또
2. '동시에 두 구멍을 통과'한다는 말이 불러일으킬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은 모순을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말이지요.
#4. Shut up and calculate!!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효과가 굉장했습니다.
다들 슈뢰딩거에게 제대로 된 답변 한 번 하지 못하고 도망다니기 바빴거든요.
그저 이 악물고 모르는 척만 할 뿐이었습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실험은 다 맞잖아? 그럼 된 거 아냐?"
심지어 대답을 안 하는 수준을 넘어서
"와! 이 고양이 비유 찰지네? 중첩을 설명하기 딱 좋아!"라며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자기네 이론의 '마스코트'로 납치해서 써먹기까지 합니다.
(이 때문에 많은 현대인들은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중첩>을 잘 설명하는 비유'로 잘못 알고있습니다...)
하... 슈뢰딩거 뒷목 잡는 소리가 들리시나요?
학자들은 이걸 이른바,
"Shut up and calculate"(닥치고 계산이나 해!!) 정신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어영부영 자기 할일만 하는 코펜하겐 학파에도
슈뢰딩거의 도전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는 단단하고 당돌한 라이벌이 있었으니
바로 슈뢰딩거의 숙적 '하이젠베르크'입니다.
5화에서는 양자역학의 양대 아버지라 불리는 '하이젠베르크'가 등장합니다.
양자역학의 마지막 비밀 '관측'을 들고 말이지요.
#예고편. 슈뢰딩거 vs 하이젠베르크, 영혼의 캐삭빵

▲ 왼쪽 하이젠베르크, 오른쪽 슈뢰딩거
아인슈타인과 닐스보어가 각 세력의 지휘관, 수장이라면
슈뢰딩거와 하이젠베르크는 그야말로 행동대장들입니다.
이 둘의 결투는 훨씬 더 감정적이고 격렬합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둘은 결국 같은 주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유럽을 뒤흔든 혐관의 대 서사시.
그야말로 애증 그 자체.
5화에 드디어 슈뢰딩거와 하이젠베르크의 격돌 속에서
"양자역학 정립"을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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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1. '공전'은 영어로 'Revolution'
오늘은 양자역학의 <중첩>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당연히 조금 어려울 겁니다.
아니, 어렵다기보다 '납득'이 안 될 겁니다.
너무나 비경험적인, 너무나 비시각적인 설명이니까요.
예전 우리는
태양과 달이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고 믿었습니다.
그게 우리의 누적된 시각이고, 누적된 경험이니까요.
그러다가 사실 도는 것은 태양이 아닌 지구라는 것이 밝혀집니다.
지구가 태양을 도는 것을 'Revolution' 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명명하는데요,
이 개념이 너무나 혁명적인 나머지, 진짜로 '혁명'을 뜻하는 단어가 되어버립니다.
수학적, 과학적으로 밝혀진 지동설이 곧바로 받아들여졌을까요?
"지구가 돈다면 왜 우리는 어지럽지 않음?"
이 질문에 대답하기 까지 인류는 300년이라는 시간을 썼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답한 것이 바로 뉴턴 제 1법칙이지요.
이해가 안되어도 괜찮습니다.
괜찮은 게 아니라 당연합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세계의 'Revolution'이 양자역학이고 중첩일 뿐입니다.
우리가 지동설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건, 어려서부터 그게 '당연하다'라고 배워서 입니다.
언젠가는 양자역학도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고 동네 꼬꼬마도 알며
또 그 때에 맞는 과학적, 지식적 'Revolution'을 겪고 있을까요?
저도 궁금합니다.
#덧2. 뉴턴이 양자역학자?
양자역학이 <중첩>개념까지 써서 주장하고 싶은 결론은
우주 모든 것은 <입자(양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은
'양자담론'의 시초를 막스 플랑크(1화)
'양자물리학'의 시초를 슈뢰딩거와 하이젠베르크로 부르는데요,
아이작 뉴턴은 양자전쟁에 훨씬 앞서
'빛'은 '입자'이다라고 주장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몇몇 소수의 과학자들은,
양자역학의 시조를 아이작 뉴턴까지 올려잡기도 한답니다.
빛이 입자라는 뉴턴의 이론은
200년동안 왕따당하고 무시당했지만
후에 아인슈타인이 광전효과로 '빛'은 '입자이다'라고 증명하게 됩니다. (2화)
[▶ 1편 : 그래서 '양자'가 뭔데? - 플랑크 편]
[▶ 3편 : 문과출신의 미친 대학원생! - 드브로이 편]
[▶ 4-1편 : 불륜이 과학에 남긴 순기능! - 슈뢰딩거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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