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 창고에서 혼자 터지던 불량품 와인이었다

두결 +



샴페인이 원래는 불량품 와인이었던 거 알아?
창고에서 혼자 펑펑 터지고 난리 나서 한때는 악마의 와인이라고 불렸대.
오늘은 이 스파클링 불량품이 어떻게 럭셔리의 끝판왕이 됐는지 그 기막힌 사연을 풀어줄게.



#1. "야 또 터졌다!" 악마 와인의 탄생
시작은 프랑스 상파뉴 지역이야.
여긴 와인을 만들기엔 날씨가 너무 추운 동네였어.

가을에 포도를 따서 발효를 시키는데 날이 추워지니까 효모가 일을 하다 말고 "아 추워서 못해먹겠다" 하고 겨울잠을 자버린 거야.
양조업자들은 발효가 끝난 줄 알고 병에 담아 창고에 넣었지.

근데 봄이 돼서 날이 따뜻해지니까 문제가 터져.
효모가 잠에서 깨서 "어? 먹다 남은 당분이 있네?" 하고 다시 발효를 시작한 거야.

이때 병 안에 가스가 차니까 압력을 못 이기고 연쇄적으로 폭발해 버렸어.
사람들은 이걸 보고 "악마가 들렸다"며 무서워했지.
당시엔 진짜 골치 아픈 불량품 그 자체였어.



#2. 영국인들 취향 저격 "이거 완전 힙한데?"
프랑스 사람들이 "제발 좀 그만 터져라" 하고 있을 때 이 불량품이 영국으로 건너가서 대박이 나.
영국 귀족들이 마셔보니 톡 쏘는 맛이 기가 막히거든.
"와 이 버블 뭐냐? 완전 힙한데?" 하고 환장한 거지.

게다가 영국은 이미 산업혁명 덕분에 석탄으로 유리를 구워서 프랑스 병보다 8배나 튼튼한 병을 만들고 있었어.
덕분에 터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거야.
심지어 영국 과학자들은 설탕을 넣으면 거품이 생긴다는 원리까지 먼저 밝혀냈어.


#3. 돔 페리뇽 "제발 거품 좀 없애자"
다들 수도사 돔 페리뇽이 샴페인을 발명했다고 알고 있지?
"별을 마시는 것 같아요!" 이런 명대사도 있고.

근데 그거 사실 마케팅이야.
돔 페리뇽은 평생 그 거품을 없애려고 노력했던 사람이거든.

악마의 와인 말고 부르고뉴처럼 깔끔한 와인을 만들고 싶어서 평생을 바쳤어.

대신 이 사람이 진짜 잘한 건 블렌딩 기술이야.
여러 밭의 포도를 섞어서 맛의 균형을 잡는 법을 완성했지.
거기에 튼튼한 영국 병과 코르크 마개를 도입해서 샴페인의 퀄리티를 높였어.



#4. 마담 클리코 "내가 맑게 해줄게"
자, 이제 거품은 잡았는데 또 문제가 있었어.
병 속에 죽은 효모 찌꺼기가 남아서 와인이 엄청 탁했거든.
이때 등장한 해결사가 바로 27살에 과부가 된 여장부 마담 클리코야.

"이 찌꺼기를 어떻게 빼지?"
고민하다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어.
식탁에 구멍을 뚫고 병을 거꾸로 꽂아서 매일 조금씩 돌린 거야.
그랬더니 찌꺼기가 병 입구로 쏙 모였지.
(이걸 르뮈아주 기법이라고 해)

덕분에 찌꺼기만 쏙 빼내고 지금처럼 맑고 영롱한 샴페인을 마실 수 있게 된 거야.
비로소 불량품이 럭셔리 아이콘으로 신분 상승한 순간이지.




이 외에도 영국 사람들이 단맛을 싫어해서 설탕 뺀 드라이한 샴페인을 따로 만든 이야기도 있고.
짝퉁이 너무 많아서 "상파뉴 지역 아니면 샴페인 이름 쓰지 마!" 하고 법으로 막아버린 이야기 등 재밌는 게 많아.
자세한 건 아래 연혁에 정리해 뒀어.

여기까지 보니 와인은 어쩌다,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등 궁금해지지 않아?
내가 다음에는 와인 이야기 가지고 올게!

[샴페인 연혁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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