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고기 먹으면 범죄자 취급받았던 시기가 있다?

일본에서 불과 150년 전까지만 해도 1200년 동안 나라 전체가 고기(육고기)를 금지했었어!
오늘은 그 속에 숨겨진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줄게.
#1. "트랙터 먹지 마라"
때는 675년.
덴무 천황이 갑자기 선언을 해.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4월부터 9월까지 소, 말, 개, 원숭이, 닭을 먹지 말라!"
육식 금지령을 내린거야.
"와 불심이 대단하네" 싶겠지만 자세히 보면 이상한 점이 있어.
왜 하필 농번기인 4월에서 9월까지만 금지했을까?
그리고 왜 멧돼지나 사슴은 빠져있을까?
이건 종교를 명분으로 내세운 고도의 경제 정책이었어.
당시 소와 말은 지금의 트랙터나 트럭 같은 존재였거든.
농사지어야 할 가축을 잡아먹으면 세금(쌀)이 안 걷히고 나라가 망하니까.
결국 속마음은 "트랙터 잡아먹지 말고 농사나 지어라!"였던 거지.
이 금지령이 1200년이나 이어지면서 일본인들 머릿속에는 "고기 = 더러운 것"이라는 인식이 박혀버렸어.

#2. 덩치 큰 서양인들을 보고 충격 받다
시간이 흘러 1853년.
미국의 페리 제독이 거대한 증기선을 끌고 나타나.
일본 사무라이들은 배 크기에 놀라고 배에서 내린 서양인들의 엄청난 체격에 또 한 번 충격을 받았어.
"저 사람들은 뭘 먹고 저렇게 큰 거야?"
알고 보니 그 비결이 고기였던 거지.
이때부터 일본 지식인들은 생각이 180도 바뀌었어.
고기는 더러운 게 아니라 부국강병을 위한 필수 영양소라고 말이야.
#3. 천황의 고기 먹방과 궁궐 습격 사건
1200년 된 금기를 깨야 하는데 백성들 눈치가 보이잖아?
그래서 1872년 메이지 천황이 직접 총대를 멨어.
신문에 "나 오늘부터 쇠고기 먹는다. 이게 바로 문명개화다"라고 대문짝만하게 알린 거야.
그럼 백성들이 환호했을까?
천만에.
천황이 고기를 먹은 지 25일 만에 흰옷을 입은 수행자 10명이 "신성한 궁궐을 더러운 고기로 오염시켰다!"며 쳐들어왔어.
결과는?
4명이 죽고 5명이 체포됐어.
신정부가 "전통보다 근대화가 중요하다"는 걸 총칼로 보여준 사건이지.
이후 규나베(소고기 전골)가 유행하면서 일본은 고기 먹는 나라로 다시 태어나게 돼.

#4. 몰래 먹던 산고래와 단풍
근데 1200년 동안 진짜 고기를 한 점도 안 먹었을까?
당연히 알음알음 다 먹었어.
걸리면 안 되니까 은어까지 만들었지.
멧돼지는 산고래(야마쿠지라)
사슴고기는 단풍(모미지)
말고기는 벚꽃(사쿠라)이라고 부르면서 몰래 즐겼대.
심지어 고기를 약이라고 속여 파는 식당도 있었고.

우리가 아는 돈가스나 샤부샤부, 와규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궁금하지 않아?
더 자세한 역사는 아래 연혁에 정리해 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