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과일일까 채소일까? 재판까지 간 사연



토마토가 1700년대 유럽에서는 독사과나 늑대 복숭아 취급을 받으면서 기피 대상 1호였던 거 알아?
실제로 귀족들이 토마토를 먹고 죽어나갔거든.
오늘은 그 억울하고 기막힌 사연을 풀어줄게.



#1. 식물학자의 경고: "이건 독초다"
토마토는 1500년대에 남미에서 유럽으로 처음 넘어왔어.
프랑스에서는 사랑의 사과라고 부르며 관상용으로만 키웠지.

근데 1597년 영국의 식물학자 존 제라드가 책에다 무시무시한 내용을 적어놔.

"토마토는 유독한 가지과 식물이다. 잎과 줄기에 독이 있으니 위험하다."

사실 잎이랑 줄기에 미세한 독성(솔라닌)이 있는 건 맞는데 이 사람 때문에 "열매도 독이다"라는 오해가 무려 200년 넘게 퍼져버렸어.


#2. 귀족들만 죽어나간 미스터리
이 독사과 괴담이 진짜 공포가 된 건 1700년대였어.
호기심에 토마토를 먹기 시작한 부유한 귀족들이 시름시름 앓다가 실제로 죽어버린 거야.

사람들은 "거봐 독사과 맞잖아!" 하며 수군거렸지.

근데 진짜 범인은 토마토가 아니었어.
바로 귀족들이 쓰던 백랍 접시 때문이었지.

당시 귀족들이 쓰던 은빛 나는 접시에는 납 성분이 엄청 많이 들어있었거든.
문제는 토마토의 산성이 강하다는 거야.
토마토 요리를 담으면 그 산성이 접시의 납을 녹여버렸고 귀족들은 밥 먹다가 납 중독으로 사망한 거지.

반면 돈이 없어서 나무 그릇을 쓰던 평민들은 토마토를 먹어도 아주 멀쩡했어.
토마토 입장에선 진짜 억울했겠지?
자신이 범인이 아닌데 말이야ㅠㅠ


#3. 케첩이 약국에서 팔렸다고?
독사과 누명을 겨우 벗나 싶더니 19세기 미국에서는 갑자기 정반대의 광풍이 불어.
1834년 존 쿡 베넷이라는 의사가 "토마토는 설사 소화불량 등을 다 고치는 만병통치약이다!"라고 선언한 거야.
(물론 근거 없는 소리였어.)
이때 토마토 농축 알약이나 케첩이 약국에서 치료제로 팔리는 해프닝까지 있었대.




#4. 대법원 판결: "너는 이제부터 채소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토마토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최종 보스가 등장해.
바로 1893년 미국 연방 대법원에서 열린 닉스 대 헤든(Nix v. Hedden) 재판이야.

수입업자는 "토마토는 과일이니 과일 관세(면세)를 적용해 달라"고 주장했어.
정부는 "채소니까 채소 세금을 내라"고 맞섰지.

대법원의 판결이 아주 명작이야.

"식물학적으로 씨가 있으니 과일인 건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가 토마토를 디저트로 먹나? 아니지 식사 요리에 넣어 먹잖아. 그러니 법적으로는 채소다. 땅땅땅!"

이 판결 때문에 토마토는 식물학적으로는 과일이지만 법적으로는 채소가 된 거야.




이게 굵직한 사건들이긴 한데 아즈텍에서는 부풀어 오르는 과일이란 뜻으로 토마틀이라 불렀다는 이야기도 있고.
처음 유럽에 갔을 땐 노란색이라 황금 사과로 불렸다는 재밌는 썰들도 있어.

자세한 건 아래 연혁에 정리해 뒀어.

[토마토 연혁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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