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사태, 신용불량자에게 대출해주다 전 세계가 망할 뻔함

다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고 들어봤어?
이름만 들으면 뭔가 엄청 어렵고 복잡할 것 같잖아.
근데 까고 보면 진짜 어이없는 욕심 때문에 터진 사건이야.
오늘 아주 쉽게 풀어줄게.
#1. 모든 게 좋아 보였던 그 시절
때는 2000년대 초반 미국이야.
닷컴 버블이 터지고 나서 경기를 살리려고 이자율을 엄청나게 낮췄어.
은행에 돈을 넣어봤자 이자가 거의 안 나오는 시대가 된 거지.
사람들은 고민에 빠졌어.
"주식은 무서운데 이 돈으로 뭐 하지?"
그때 눈에 들어온 게 부동산이야.
당시 미국에는 "집값은 오늘이 제일 싸다"는 불패 신화가 있었거든.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르니까 너도나도 집을 사려고 난리가 난 거야.

은행은 고객을 두 종류로 나눴어.
1. 프라임: 신용등급 1~3등급. 돈 잘 갚는 우량 고객.
2. 서브프라임: 신용등급이 낮은 돈 떼일 확률이 높은 고객.
당연히 은행은 믿음직한 프라임 등급한테만 대출해 주고 싶었겠지?
처음엔 그랬어.
#2. 은행의 검은 속내
문제는 우량 고객들한테 다 대출해 주고 나니 더 이상 돈 빌려갈 사람이 없는 거야.
은행원들은 실적 압박을 느끼기 시작했어.
그러다 악마 같은 아이디어를 떠올리지.
"저기... 신용 등급 낮은 사람들한테 빌려주는 건 어때?"
이때부터 은행들이 이성을 잃기 시작해.
원래라면 대출받기 힘든 서브프라임 등급 사람들한테 찾아가서 영업을 한 거야.
"고객님! 소득 증명? 직업? 그런 거 필요 없습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집값 100% 대출해 드립니다!"
"네? 저 백수인데요?"
"괜찮아요! 어차피 집값은 계속 오르니까 나중에 집 팔아서 갚으면 되잖아요?"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
근데 진짜로 대출을 해줬어.
심지어 처음 2년은 이자를 1%만 내게 해주고 그 뒤부터 왕창 올리는 미끼 상품까지 던지면서.
그러니까 돈 없는 사람들도 "와 나도 미국에 내 집을?" 하면서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사기 시작한 거야.
#3. 썩은 재료를 명품 요리로 둔갑시키다
근데 은행들이 이 위험한 대출 계약서들을 그냥 가지고 있었을까?
절대 아니지.
얘네들은 더 기상천외한 짓을 꾸며.
이 위험한 서브프라임 대출(썩은 재료)을 잘게 썰어서 아주 안전한 프라임 대출(신선한 재료)이랑 마구 섞어버린 거야.
그리고 이걸 예쁘게 포장해서 모듬 세트라는 금융상품으로 만들었어.
(이걸 전문 용어로 CDO라고 해)
은행은 투자자들에게 이렇게 외쳤지.
"자 맛 좋고 수익률 좋은 모듬 세트 사세요! 절대 안전합니다!"
근데 이 세트 안에 썩은 재료가 얼마나 들었는지 아무도 몰랐어.
심지어 공정해야 할 신용평가사(무디스 S&P 같은 곳)들마저 은행한테 수수료를 받고는 이 썩은 상품에 "최고 등급(AAA)" 도장을 쾅쾅 찍어줬어.
전 세계 투자자들은 그 등급만 믿고 "와! 미국 은행이 보증하는 안전 자산이다!" 하면서 미친 듯이 사들였지.

#4. 그리고 모두가 망했다
시간은 흘러 2년 뒤 드디어 터질 게 터졌어.
미끼 상품들의 약발이 떨어지고 이자율이 오르기 시작한 거야.
"자 고객님~ 약속대로 이제부터 이자 15% 내셔야 합니다."
"네? 저 돈 없는데요? 그냥 배 째세요."
이자를 못 내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집들이 경매로 쏟아져 나왔어.
절대 안 떨어진다던 집값은 폭락하기 시작했지.
그럼 전 세계 투자자들이 사갔던 그 모듬 세트는 어떻게 됐을까?
안에 들어있던 썩은 재료가 터지면서 그냥 휴지 조각도 아닌 엄청난 빚더미가 되어버렸어.
이걸 샀던 전 세계의 은행, 증권사, 보험사, 연기금이 줄줄이 파산 위기에 몰렸지.
결국 2008년 9월 15일.
세계 4위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면서 우리가 아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거야.

#5. 도대체 왜 그랬을까?
여기서 궁금한 게 생기지?
은행은 왜 이렇게 무책임한 짓을 했을까?
한마디로 폭탄 돌리기였어.
은행은 대출을 해주는 창구 역할만 하고 그 위험한 계약서를 예쁜 포장지에 싸서 다른 투자자한테 팔아넘기기 바빴거든.
내 손에서 터지지만 않으면 그만이라는 거지.
수수료만 챙기면 땡이었으니까.
게다가 당시 직원들은 대출의 질이 아니라 양으로 보너스를 받았어.
상대가 갚을 능력이 있든 없든 일단 사인만 받아오면 내 통장에 억대 보너스가 꽂히는데 양심이 무슨 소용이었겠어?
마지막으로 "설마 우리가 망하겠어?"라는 믿음도 있었어.
덩치가 큰 은행들이 망하면 나라 경제가 휘청이니까 정부가 세금으로 살려줄 거라고 믿었던 거야.
(이걸 대마불사라고 하지)
이익은 지들이 챙기고 손실은 국민 세금으로 메꾸는 완벽한 먹튀 구조였던 셈이야.
#최종 요약
은행은 어차피 내가 책임질 거 아니니까 일단 팔고 보자는 마인드였고.
이걸 감시해야 할 정부랑 심판은 그냥 자고 있었어.
이 모든 게 겹치면서 전 세계가 같이 지옥행 열차를 타게 된 거지.
세상에 공짜는 없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빌려준다"고 하면 100% 함정이라는 거 꼭 기억해.
서브프라임 사태 때 정확히 어떤 순서로 기업들이 무너졌는지 궁금하면 아래 연혁에서 확인해 봐.
그리고 다음에는 내가 이 사태가 터진 게 우리가 잘 아는 비트코인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자세히 설명해줄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연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