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내전, 왕 쫓아냈다가 다시 데려온 레전드 썰

오늘은 유럽 역사상 최초로!
백성들이 들고일어나 왕을 내치고 공화국을 세웠다가 다시 왕을 모셔온 막장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함.
'잉글랜드 내전' 썰임.
#1. "내가 곧 법이다" vs "돈 없으면 말을 마세요"
때는 17세기 잉글랜드.
'찰스 1세'라는 왕이 있었음.
이 양반의 좌우명은?
"왕은 신이 내린 몸, 니들은 닥치고 따라라."
왕권신수설을 주장한 거임.
근데 문제는 돈이었음.
스페인이랑 전쟁하느라 나라 곳간이 텅 비어버린 거임.
찰스 1세: "야, 의회. 나 돈 좀. 세금 ㄱㄱ"
의회: "?? 저희 허락 없이 세금 걷는 거 불법인 거 아시죠? '권리청원'에 사인하면 돈 내줌."
(권리 청원이 뭔지 여기서 설명하면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 연혁가서 보는 거 추천)
결국 찰스 1세는 울며 겨자 먹기로 사인했지만, 개빡쳐서 의회를 해산시키고 11년간 지 맘대로 독재 정치를 펼침.
#2. 왕, 의회에 칼 들고 찾아감
독재하던 찰스 1세는 스코틀랜드랑 전쟁했다가 멸망하고, 전쟁 배상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의회를 다시 소집함.
다시 모인 의회.
이제 더 빡빡하게 굴기로 했지.
의회: "왕, 너 이 자식! 그동안 우리 없이 맘대로 한 거 싹 다 불법임! 그리고 이제 우리 동의 없으면 의회 해산도 못 함 ㅅㄱ."
상황이 이렇게 되자, 빡칠 대로 빡친 찰스 1세가 ㄹㅇ 선을 넘어버림.
1641년, 근위병 500명을 끌고 의회에 쳐들어가서 자기를 비판하던 의원들을 체포하려고 한 거임.
찰스 1세: (칼 빼 들고) "내 욕한 놈들 다 나와!!!"
의회 의원들: (이미 다 도망감) "메롱~"
이 사건으로 왕과 의회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넘.
"야, 말로 해선 안 되겠다. 그냥 맞짱 뜨자."
이렇게 내전이 시작됨.

#3. '철기군'의 등장과 왕의 몰락
전쟁 초반엔 왕의 군대가 유리했지만, 의회파에 '먼치킨'이 등장함.
바로 '올리버 크롬웰'과 그가 이끄는 '철기군'.
종교적 신념으로 뭉친 광신도 군대라서 전투력이 미쳤었음.
결국 크롬웰의 철기군에 왕당파는 또 멸망하고, 찰스 1세는 스코틀랜드로 튀었음.
스코틀랜드: "돈 주면 왕 넘김."
의회: "콜."
그래서 50만 파운드에 팔려 넘겨짐 ㅋㅋㅋㅋ

#4. "왕 없는 나라"의 탄생
내전에서 승리한 의회파, 특히 크롬웰은 여기서 멈추지 않음.
"왕이 있으니 우리가 이 고생을 한 거다. 그냥 왕정을 없애버리자!"
그리고 1649년, 유럽 역사상 최초로 백성들의 재판을 통해 왕의 목을 쳐버림.
왕이 없는 나라, '잉글랜드 연방(공화국)'을 선포함.
'호국경'이라는 짱 자리에 오른 크롬웰은 영웅이 됨.
...인 줄 알았지?
권력을 잡은 크롬웰은 "의회 니들도 말 안 듣네?" 하면서 의회를 해산시킴.
군사 독재자가 되어버림.
왕 쫓아내려고 혁명했더니, 더 지독한 놈이 나타난 거임.

#5. "왕 다시 데려오자"
크롬웰의 철권통치는 그가 죽을 때까지 이어짐.
근데 크롬웰이 죽자마자 나라는 다시 대혼돈에 빠짐.
국민들: "아, 독재자도 싫고 혼란도 싫고. 차라리 왕이 다시 오는 게 낫지 않나?"
결국 의회는 프랑스로 망명 가 있던 찰스 1세의 아들, 찰스 2세를 다시 왕으로 모셔옴.
이게 바로 '왕정복고'임.
돌아온 찰스 2세는 뭘 했을까?
"감히 내 아버지를 죽여?" 하면서 자기 아빠 처형에 관련된 판사 13명을 죽여버림.
이미 죽어서 무덤에 있던 크롬웰의 시체를 다시 꺼내서 목을 베고 효수해버림.
ㄹㅇ 부관참시 그 자체.

이게 잉글랜드 내전의 메인 스토리임.
사실 이 내전의 여파로, 쫄딱 망한 왕당파 해군이 '실리 제도'라는 섬으로 튀었거든.
거기서 해적질하다가 네덜란드랑 335년짜리 전쟁을 시작하기도 함.
이 이야기가 궁금하면 여기서 봐.
이거 말고도 왕의 권한을 제한한 '권리청원'의 자세한 내용은 뭐였는지.
찰스 1세가 왜 스코틀랜드랑 전쟁하다 망했는지.
주교 전쟁 등에 대한 더 깊은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래 연혁에 자세히 담겨 있음.
잉글랜드 내전 연혁 보러 가기